
2022년 1월은 내가 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지 5년이 되는 달이었다.2017년 1월에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중증환자 등록을 할 때는 이거 등록기간이 5년이라고? 5년 뒤가 완치라고?5년 뒤면 31살인데 내가 30대가 돼야겠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는데 시간이 흘러서 나는 31살이 되고 그 5년도 무사히 지나갔다. 정기검진은 1년에 한 번씩 다니고 있으며 지난해 12월에 미리 5년차 검진을 다녀왔다.
“뭔가 5년이 지나야 완치다!”라는 말 때문에 나이는 먹기 싫은데 5년은 빨리 갔으면 하는 모순된 생각이 계속 떠올랐다.그렇게 5년차 검진을 받고 결과를 들으러 가는 날, 여느 때처럼 숨막히는 긴장감을 느끼며 내 차례를 기다렸고 결과는 다행히 괜찮았다. 교수님께서 5년은 지났지만 갑상선암은 10년을 봐야 한다고.. 전이가 느린 만큼 재발도 느린 암이기 때문에 그만큼 오래 봐야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앞으로 5년은 더 매년 검사하러 와야 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불안해서 검사하러 다니지 않았을까 싶어. 어쨌든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말과 함께 진료실을 나와 뭔가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참고 엄마와 점심을 먹으러 이동했다.
내가 갑상선 때문에 병원에 가야 하는 날은 항상 어머니가 함께 가셨다.병원과 관련해서 가끔 생각나는 순간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친구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 친구 간병해 주는 동생 고생했다고 밥 사준다고 몇 번 갔는데 그때 문득 내가 갑상선 때문에 입원했을 때 엄마가 간병해 줬는데 그때 엄마는 식사를 어떻게 해결했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수술하고 나서 2~3년 정도 지났을 때였는데 그때서야 그 생각이 나서 혼자 눈물 파티를 했다는 스토리… 불효녀는 울어요.
지금은 괜찮지만, 약 3년간은 생리전 증후군으로 감정이 폭발하는 기간에 너무 우울해져서; 왜 나는 암에 걸렸을까? 왜 하필 나일까. 내가 또 아프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매달 그 기간이 되면 매일 밤 눈물을 흘리기 위해 베개를 적셨다.★그때는 생리 전 우울감이 오는 것도 싫었고, 그 우울감과 내 건강에 대한 불안이 연결돼 감정적으로 고통받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다.(그러나 생리전 호르몬으로 요동치는 감정은 어떻게 제어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쨌든 요즘은 괜찮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정말 크게 아프지 않았던 암 환자..?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게 무슨 뜻인가 싶은데, 나는 불행 중에 다행히 빨리 발견했고 그래서 전절제가 아닌 반절제만 했고, 그래서 신디로이드도 1년만 먹어도 됐고 추가적인 치료도 필요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정말 더 고생하고 많이 아프신 분들이 이 글을 읽고 이제야 그래서 아팠다는 거야? 라고 하실 수도 있는데 그래서 저는 더 무섭다. 나는 이만한 통증에도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는데 이보다 더 아프면 내가 정신적으로 견딜 수 있을까. 지금도 건강에 대한 걱정과 강박관념이 심하지만 이보다 더 심하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불안하고 겁이 난다. 정말 다시는 아프지 않아. 나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과 친구들 모두 건강하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
앞으로도 계속 검사는 다녀야 하는데 그 상징적인 5년이 잘 지난 기념으로 소감?을 한번 써보고 싶었다.나중에 또 이 글을 보면 쟤 무슨 소리야 비공개로 할 수도 있는데 ㅋㅋㅋ 그냥 지금까지의 심정을 이렇게 남겨두고 싶었어.아무튼 5년이 지나서 정말 다행이고 앞으로도 잘 지내길 바라면서 건강 꼭 지켜. 다들 건강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