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예술영화 전용관 ‘동순시네마테크’ 개관 기념작품 ‘천국보다 낯설다’ 개봉 포스터 한국독립예술영화관은 지속 가능한가?서성희 | 영화평론가
1990년대 이전 국내 상영시장
한국영화 상영시장은 크게 멀티플렉스와 OTT 서비스로 나뉜다. 한국 최초의 멀티플렉스 극장인 CGV 강변11이 개관한 1998년 이전에 상영시장은 대한극장, 단성사, 피카딜리, 서울극장으로 대표되는 1,000석 이상의 대형 단관 극장에서 개봉이 결정되면 6대 상권에 배급을 주는 방식이었다. 당시 영세했던 대부분의 제작자들은 서울 이외의 지역 극장에서는 직접 배급 방식보다 제작비를 마련하기 위해 지역 배급업체에 필름을 미리 주는 간접 배급 방식을 선택했다. 당시 한국 영화는 외국 영화에 비해 흥행 성적이 저조해 상영관을 확보하기가 어려웠다. 따라서 서울 소재 극장에서 영화를 개봉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서울 극장은 스크린쿼터를 채우기 위해 영화 호황기를 피해 한국 영화에 상영 기회를 줬다.
1998년 멀티플렉스의 등장
국내 상영시장은 1990년대 본격화된 유통시장이 개방되면서 1998년 4월 국내 최초의 멀티플렉스 영화인 CGV 강변11의 개장과 함께 변화하였다. 10여 개의 상영관을 갖춘 다관극장, 멀티플렉스의 등장은 풍부한 상영공간을 제공하며 다양한 영화 상영환경을 조성했다. 그러나 멀티플렉스의 탄생 목적이 어디까지나 이윤 추구인 만큼 개봉 영화를 선정하는 기준도 철저히 경제적 논리에 따른다. 따라서 멀티플렉스를 중심으로 한 국내 상영시장은 다양성이 아닌 상업성이 높은 영화 독점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한편, ‘예술영화 전용관’ 지원사업이 생겨났다. 1988년 미국영화수출입협회(MPEAA)의 강력한 요구로 한국 영화시장이 완전 개방되었고 1990년대 초에는 코아아트홀, 뤼미에르극장, 피카소극장 등 초기 예술 극장들이 운영되기 시작했다. 그 뒤 통승시네마텟크는 짐·쟈뭇슈의 『 천국보다 낯선 』, 안도 레이·루코후 스키의 『 희생 』 등을 성공시키며 예술 영화와 예술 영화관이라는 개념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1997년 2월 문화 체육부는 동숭 시네마 테크를 “예술 실험 영화 전용 상영관”지원 대상으로 인정하고 의무 사항과 지원 내용을 통보했다. 의무 사항은 연간 상영 일수 60%이상의 예술 영화를 상영해야 한다는 것, 지원 내용은 예술 영화로 인정된 영화 상영 분에 한해서 납부한 문예 진흥 기금을 돌려준다는 것이었다.
당시 통승·시네마 테크의 지원 근거가 된 “전용 상영관에 대한 지원”은 1995년 12월 30일에 제정된 영화 진흥 법에 처음으로 명시됐다. 당시 대상 영화는 “한국 영화, 문화 영화, 단편 영화, 소형 영화, 기타 문화 체육부령이 정하는 영화”이었다. 예술 영화가 법적으로 전용 상영관의 지원 대상이 된 것은 1999년 2월 8일에 영화 진흥 법이 모두 개정되면서부터다. 시장에서 철수한 예술 영화를 주로 틀”전용 상영관에 대한 지원”은 당시 외국 영화에 비하면 경쟁력이 없었던 대부분의 한국 영화 지원부터 시작됐다.
1990년대 중·후반 한국 영화에 경쟁력이 생기고 시장성을 가진 영화가 속출하고 상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퇴출한 한국의 예술 영화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한국 영화 제작자가 위기감을 느끼고 관객의 움직임까지 형성된 계기는 2001년” 웃기는 나고”운동이다. 2001년 가을에 개봉한 『 와이키키 브라더스 』, 『 라이 밴 』, 『 나미 』, 『 고양이를 부탁 』이 영화적 성취와 달리 상영 시장에서 빨리 퇴출된 것이다. 이에 대한 관객은 “자발적인 “관람 운동을 벌였다. 이런 현실적인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영화 진흥 위원회(이하, 영진위)는 예술 영화 전용관 지원 사업을 전개하고”한국 예술 영화에 최소한의 상영 기회를 보장하는 “다는 목표로 제작사와 배급 회사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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