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 속에는 무서워하는 내가 있다. 졸업할 수 있을지 두려웠고 졸업 후에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두려웠다. 어쩌면 졸업 후의 더 큰 공포를 유예하기 위해 수료생의 고뇌에 천착했을지도 모른다. 돌이켜보면 중간에 그만둘 수 없었던 건 떠날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떠난 사람들은 남지 않은 것이 아니라 남지 않는 것을 선택한 것이고, 남은 사람들은 떠나지 못한 것이 아니라 떠나지 않는 것을 선택한 것이었다. 지금은 알고 있다. 어느 쪽을 택하든 묵묵히 그 길을 걸으면 된다는 걸. 파도를 이기든 보든 보는 경험이 나를 노련한 뱃사람으로 만들어준다는 걸.
내가 들은 ‘기본 천문학’ 강의는 ‘천문학과는 미래에도 변함없이 살아남는, 시간에 관계없는 기본 지식’이라는 멋진 말에서 비롯됐다.
대학이 이들에게 배운 것보다 배우는 즐거움과 고통을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만의 의견을 갖는다는 것에 대한 만족감을 일깨워 주기 바란다. 자신을 발견하고 받아들이고 눈을 들어 앞으로 나아가는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배우는 그 즐거움과 고통을. 어쩔 수 없이 대학을 다녀야 한다면 대학졸업장이라는 그 한없이 틀에 박힌 문서 하나가 주는 즐거움과 보람을 위해 기꺼이 젊음을 바칠 수 있기를 바란다.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천문학자의 이야기 #심채경 #심채경천문학동네 #이과형인간입니다 #천문학수업 #태양계사람들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책소통그램 #f #맞선환영
뼛속까지 #문과형 인간인 나는 이과형 제목만 나와도 사실 무섭다. 가끔 일부러 책의 균형감 때문에 이과용 책을 선택해도 끝까지 읽지 못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너무 좋았다는 평가가 많아 도서관에 신청했고, 내가 아니면 뽑히지 않을까 싶어 방학 때 빌려둔 책 중에서도 뒤로 미루다가 결국 마지막으로 선택한 책은… 나만의 올해 #책 추천에 실릴 정도로 좋았다.대학 4학년 때 들었던 천문학 교양수업 교수도 문득 떠올랐다. 천문학을 사랑하는 게 넘치던 교수 소개로 #코스모스는 사놨는데 몇 장 읽고 덮었는데… 이 책은 천문학에 관한 이야기도 있는데 대학 비정규직이고 가르치는 선생님이고 맞벌이 여자이자 누군가의 엄마로 살아가는 심채경 박사님의 삶 속 이야기도 있어서 특히 좋았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고 앞으로 어디선가 심채경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기쁠 것이다.
202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