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 끝나고 나서 요즘 넷플릭스 드라마 ‘슈룹’을 보고 있다. 김혜수의 아름다운 눈썹 연기에 감탄하며 아마 2회였을까. 계성대군의 비밀이…뭐야! 하면서 가슴 졸이며 보다가 조금은 잔잔한 영화가 보고 싶어졌다. 저에게 잔잔한 영화라는 갈등이 없어야 하고 일상의 모습을 담은 장면을 좋아하는데 이왕이면 형형색색의 색감이 들어가 있으면 참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가져다 본 영화! ‘461개의 도시락’ 말 그대로 고등학생 아들을 위해 돌싱 아빠가 매일 점심 도시락을 싸주는 내용이다. 첫 대사 역시 “이 얘기는 도시락 얘기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운을 뗐다.
내가 이 영화가 마음에 드는 이유를 말하자면 일본 영화라고 오버한 액션도 없었고, 일본 특유의 그 잔잔한 감성을 잘 살린 것 같기 때문이다. 편견일 수도 있지만 뭔가 일본은 가부장적인 사상이 아직 정착되어 있다고 학교에서 배웠는데 주인공인 아버지 가즈키가 꽤 자유로운 영혼이면서도 아들과 아내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모습이 뭐랄까… 너무 신선한 느낌?무게를 재는 아버지가 아닌 따뜻하고 아들 ‘코우키’ 도시락 쌀을 생각하며 요리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우리 아빠는 요리를 잘 못하니까!ㅋㅋ
중간에 이게 무슨 뜻인가 싶어 다른 블로그를 검색해 보니 조리시간은 40분 이내이고 한 끼 예산은 3000원(300엔) 이내이고 반찬은 재료부터 시작해 만든다(완제품은 쓰지 않는다!)고 적혀 있었다. 나 같으면 3번부터 안 돼. ㅎㅎㅎ

아침에 아들을 돌보느라 앞치마를 두르고 열심히 요리하는 아빠… 그래도 요리가 수준 높은… 가수가 아니라 음식 코디네이터를 해도 될 것 같은데요? ㅋ
원래는 엄마 아빠 코우키랑 평범한 가정이다. 어느 날 부모가 이혼하게 되자 별다른 선택권이 없었던 코우키는 아버지와 함께 살아가게 된다. 파파 카즈키(和ッパパ和樹)는 왜 아내와 이혼하는 것일까. 궁금했는데 영화 내에서는 크게 다뤄지지 않는 것 같다. 아빠한테 왜 이혼했어!! 매달리는 아들의 질문에 담담하게 네 엄마 눈이 피곤해 보여서…그래서 이혼한 거야.라는 말이 전부다. 아니, 그럼 서로 사랑하는 거야? 왜 저렇게 쉽게 보내줘! 너희들 행복했잖아!이렇게 예쁘게 도시락을 싸 보내는데 우리 사춘기 소년 코우키는 그냥 아빠가 너무 새로운 걸 도전해. 나는 그냥 맞춰줄 뿐이라고 말한다. 너..아빠가 들으면 얼마나 슬플까?)궁금해서 계정 검색해봤어.ㅎㅎ 근데 진짜 있어!유명가수답게 자신의 인스타에 매일 도시락을 싸서 인증샷을 올리는 아빠. 날짜를 봤는데 실제로는 한 번에 몇 장이 올라갔는지 날짜가 중복된다.우와 부럽다~~그렇게 3년 동안 아들에게 점심 도시락을 싸주는 아버지를 보면서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아들이 너무 예쁜 시장에서 찾아봤는데 일본 아이돌이래.영화는 그렇게 마무리됐다. 피 말리는 서사는 없지만 지루하지 않았다. 중간 중간, 아버지와 단둘이 살아가는 사춘기 소년의 회의감도 다루면서 결말을 잘 마무리한 덕분이 아닌가 싶다.영화를 보면서 나도 어릴 때 싱가포르에 살 때 로컬 학원에서 점심 값을 아끼려고 엄마가 매일 5시 반에 일어나서 도시락을 만들어 주던 시절을 떠올렸다.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찡 해. 금요일 날이면 내일의 주말엔 도시락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며 활짝 웃고 있었는데, 또 월요일 날이면 어머니도 같이 고생했다. 그 때문일까. 저도 중학 고교생 때 급식으로 포장된 간식이 나오면 안 먹고 이유도 없이 어머니의 뒤를 보려고 가방 안에 넣었었는데 요즘은 “현모 양처”라는 말이 좀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저도 나중에 가정을 꾸리면 남편과 나의 신부들에게 도시락을 만들어 드리지 않으면.매일 수 없다고 생각하고. 주말에 소풍을 갈 때, 오미 루쵸밀포챠포챠 돼지 고기 볶음을 만들어 소시지 치즈 눈을 달고 김을 말아서 뚜껑을 크게 벌리면 웃음이 샐 도시락을 만들어 주지 않으면 www조용히 다시 보고 싶을 때 추억하는 영화!461개의 도시락의 덕분에 무척 재미 있게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