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속, 목 속을 감싸는 보호막, 다리 피부 조직과 같은 역할 점막이 건조해지고 얇아지면 세균, 바이러스 방어막의 역할에 취약
염증을 없애는 치료 과정에서도 염증과 함께 점막을 건조시켜 다시 재감염에 취약해지고 구내염과 편도염이 반복될 경우 너무 자주 편도가 부었을 때 치료를 해도 효과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면 치료의 관점을 바꿔볼 필요가 있다. 서양의학에서는 아무래도 편도염 자체를 없애려는 관점에서 접근하게 된다.
그래서 진통 소염제 치료가 핵심이다. 그래도 잘 낫지 않으면 항생제나 스테로이드 성분의 약까지 함께 쓰게 된다. 처음에는 이런 약을 쓰면 금방 잘 낫지만 사용 횟수가 길지만 나중에는 잘 낫지 않는 상황이 된다.
이처럼 편도염 또는 혀나 입 안, 목의 잦은 염증 반응으로 오래 고생한다면 점막 문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피부에 염증이 생긴다고 무조건 염증을 없애는 약만으로는 낫지 않는다.
아토피와 각종 알레르기 피부염도 마찬가지다. 이 경우 피부 장벽이나 면역 문제가 관련된 경우가 많다. 스포츠 경기에서 공격과 수비의 역할이 있듯이 이런 염증을 치료하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염증을 없애는 약으로 공격만 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는 수비력이 약해진 경우다. 1득점을 올려도 2실점하면 경기는 지고 만다. 2골을 넣어도 3실점하면 지고 만다.
하지만, 1득점만이라도 실점하지 않으면 시합에서 이길 수 있다. 너무 잦은 구내염이나 편도선이 부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진통소염제나 항생제 같은 강한 약을 써서 염증을 망가뜨리는 공격적 치료도 때로는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공격 일변도의 치료를 하다가도 낫지 않고 자꾸 재발하면 이는 공격의 문제가 아니라 수비력의 문제일 때가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점막이다.
이것은 몸통이나 손발이나 마찬가지다. 혀 입안 목 눈 기관지 등은 촉촉한 형태의 점막이 존재한다. 이 점막이 촉촉하고 윤기가 있어야 각종 먼지는 비롯한 세균과 바이러스의 조직 내 침투를 방어할 수 있다.
그런데 여러 가지 이유로 이런 점막 조직이 건조해지면 오그라들면서 수축되어 수축된 틈새로 균열이 생기기 쉽고, 그 틈으로 세균과 바이러스가 다시 침투하게 되면서 염증 반응이 다시 일어나는 것이다.
이미 기존의 염증을 강한 약으로 없애도 다시 입안에는 음식과 공기를 통해 끊임없이 세균과 바이러스가 드나들기 때문이다. 그래도 평소 구내염이나 편도선염이 생기지 않는 것은 점막이 방어막 역할을 잘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목의 점막이 약해
지는 원인은 여러 가지다. 첫째, 흡연, 술, 카페인과 다섭취, 목소리 과다사용, 미세먼지 및 공기가 많은 공간에서의 생활 등도 원인이 된다.
둘째, 약물 부작용이다. 감기약, 진통소염제, 스테로이드제, 수면제, 우울증제 등 정신과 약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약을 먹다 보면 그 후유증으로 온몸의 기혈진액이 빨리 소진된다.
그리고 목 안이나 입 안의 진액이나 점막이 빨리 건조해진다. 이 때문에 정신과 약이나 감기약을 먹으면 특히 식욕도 심해지고 목안도 건조해지는 부작용이 나타나는 환자도 많다.
그래서 감기약을 오래 먹으면 그 감기약이 처음에는 염증을 없애주지만 이와 동시에 목 안이나 기관지 점막을 더 건조하게 만들어 점막이 방어막 역할을 제대로 못해 다시 재감염되기 쉬워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다시 세균과 바이러스에 쉽게 노출돼 감기 기침이 끊이지 않는 경우도 많다. 편도염도 마찬가지다. 이런 약물을 오래 먹으면 그 후유증으로 목 안이 건조해지기 쉬워져 염증에 쉽게 노출된다.
셋째는 전신쇠약과 면역기능 저하다. 노인성이나 체력이 떨어지거나 수술 및 질병 치료 과정에서 기력이 손상돼 기력이 제대로 회복되지 못한 경우다.
이를 뭉쳐 면역 기능 저하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수면 부족과 만성피로 누적 등도 마찬가지다. 이런 원인이 몸의 기혈진액 생성 속도를 늦춘다.
그러면 체내에서 기혈진액이 변화해 입 안이나 눈, 기관지 등의 점막을 끊임없이 재생산해야 하는데 이 과정의 속도가 느려지면 목 안의 점막이 빨리 건조해진다.
점막이 건조하면 수축 수축하는 과정에서 균열이 생기고 그 틈에 세균 바이러스 침입이 용이해져 목이 붓고 아픈 증상이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신경쇠약의 원인인 경우도 많다. 주로 꽃병이나 불안신경증 증상과 관련이 있다. 일상에서 걱정이나 분노 등의 정서를 참는 과정에서 뇌의 과부하와 자율신경 과민반응이 자주 일어난다.
그리고 그 영향이 전신의 여러 부위에서 과민성 긴장성 신체화 반응으로 이어진다. 심장병이 없어도 심장이 쿵쾅거리거나 가슴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폐렴이 없는데 숨이 차고 답답할 때도 있다. 두통과 현기증, 각종 신경성 위장병, 체온 이상 변화와 땀 분비 변화 등도 자주 동반된다.
이와 함께 신경쇠약이 진행되면 자율신경이 전신의 기혈진액 소모속도는 빠르게 하고 재생속도는 느려진다. 그래서 몸 곳곳에서 과민반응과 함께 건조증 형태가 자주 따른다.
눈이 뻑뻑하고 건조해지며 모발과 피부도 푸석거리고 입 안의 침도 마르고 목구멍과 기관지 점막도 건조해진다. 나무 속이나 기관지 점막은 피부나 머리카락처럼 항상 건조해지고 탈락한다.
그리고 다시 안에서 새로운 조직이 재생되어 자리를 굳건히 방어막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런 재생 속도보다 건조 속도가 빨라지면 방어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이럴 경우 단순히 면역에 좋다는 각종 약이나 건강보조식품을 먹어도 좋아지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점막 자체가 건강해져야 하고 점막이 튼튼해지려면 온몸의 기혈진액이 차야 한다.
60대 여성 a씨의 예를 보자. 벌써 1년 넘게 목이 잘 붓고 아파. 처음 편도선이 부었을 때 병원에서 약을 먹으면 3~4일만 해도 금방 나았다. 그러나 최근 1년 전부터는 아무리 약을 먹어도 낫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된다.
a씨의 경우 불안신경증으로 인한 신경쇠약과 기력이 약해지고 전신쇠약까지 동반되는 상태였다. 이처럼 수비력이 약한 상황에서 무조건 강도 높은 공격적인 약물치료만으로는 수비력이 오히려 약해지고 나아지지 않았다.
a 씨는 일상 속 크고 작은 일에 민감해 걱정을 사서 하는 범불안 성격이 신경쇠약을 가중시킨 측면이 컸다. 처음 편도염이 심해지기 시작한 시점은 아들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시점이었다.
아들은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을 몇 년 다녔지만 적성이 아닌 것 같고 스트레스가 많아 회사를 그만두고 고시공부를 시작했다. 하지만, a씨는 이 시점부터 매일 같이 아들 걱정에 끝이 없었던 것이다.
집 근처 한의원에서 당신은 무슨 체질이니 무슨 음식은 절대 먹지 말라는 지침을 받고 이를 지키지 못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에 불면증까지 함께 나타날 정도였다.
그동안 즐겨 먹던 음식인데도 체질 음식 지침을 받은 날부터 자기 체질이 아닌 음식을 먹으면 이상하게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도 띵해지는 증상도 자주 나타났다고 한다.
이건 이미 수십 년 동안 잘 먹어온 음식이야 하지만 꼭 체질식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나서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자마자 이런 신체반응으로 이어진 것도 모두 불안신경증 때문이다.
a씨는 이처럼 일상의 사소한 부분까지도 너무 걱정과 걱정이 많아 신경쇠약으로 이어졌고 이것이 기혈진액 소모속도를 빠르게 해 재생속도는 느려져 식욕부진, 기력저하, 수면장애 등으로도 이어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부분들이 점막 재생에도 지장을 받았고 편도선염도 자주 재발한 것이다. 이런 경우 염증 치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 대신 점막을 튼튼히 하면 염증도 줄어든다.
a씨는 염증을 없애는 약 대신 점막을 튼튼히 하면서 기혈진액을 보강하는 한약과 신경쇠약 보강과 자율신경 안정에 도움이 되는 한약을 함께 써 목구멍 증세뿐 아니라 불면증이나 가슴 답답함 같은 전신 증상도 함께 호전될 수 있었던 경우다.
글 / 한의사 강영혁(경희 마음자리 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