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맨> (The GrayMan)
관람일시 : 2022년 7월 31일 관람경로 : 넷플릭스 관람평점 : ★★★☆

루소 형제의 액션 영화 ‘그레이맨’을 넷플릭스에서 관람했습니다. 보면 이걸 왜 극장에서 안 봤는지 후회가 치밀어오릅니다. 마블 작품을 통해 ‘판타지 액션’이라는 장르를 새롭게 개척한 루소 형제의 연출에 배우 라이언 고슬링, 크리스 에반스라는 믿음직한 배우까지 더해져 북미에서는 베스트셀러로 인지도가 높은 작가 마크 그리니의 ‘그레이맨’ 시리즈를 영화화한 탄탄한 스토리 라인까지. 이 영화 ‘그레이맨’은 넷플릭스가 아니었다면 제작하기 어려운 작품이었을 텐데 극장 개봉을 위해 예산을 절반으로 줄이고 워너나 유니버설 같은 대형 스튜디오에서 제작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그랬다면 이 정도 눈을 동그랗게 뜨는 액션까지 보기는 어려웠을 텐데요. 보다보면 최근에 이렇게 액션영화로 눈요기를 한 적이 있었나 싶어요. 액션영화는 이 장르에서 워낙 많은 작품이 나왔기 때문에 기시감이나 클리셰는 분명 있지만 그래도 이 작품을 극장에서 놓친 후회가 클 정도로 액션영화로서의 쾌감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습니다. 이걸 2억달러나 들여서 만드는 건가 하는 의문은 아직 남아 있지만 그만큼 스크린에서 볼 가치는 올라간다는 아이러니는 이 영화 ‘그레이맨’이 가진 장점이자 단점일 수도 있겠네요.


줄거리 긴 세월을 감독으로 썩을 운명이었지만 CIA 요원 피츠로이의 제안으로 18년째 CIA에서 비밀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시에라 식스. 이번에는 태국 방콕에서 비밀작전을 수행하려고 합니다. 시에라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작전팀장 대니 카마이클로부터 국가안보를 뒤흔들 정도로 위험한 정보를 팔려는 사람을 암살하라는 작전이었습니다. 조준은 완료되어 방아쇠를 당기기만 하면 되는 상황입니다만, 갑자기 시야에 한 아이가 뛰어듭니다. 카마이클은 아이가 다치든 말든 빨리 암살하라고 독촉하지만 식스는 이 명령을 거부하고 직접 그 대상을 쫓습니다. 사실 그는 식스와 같은 소속의 비밀 요원이었어요. 닉네임은 ‘시에라포’였습니다. 식스 선배였네요. 그는 죽을 지경에 있는 USB를 그에게 전달합니다. 그 중에는 국가안보를 뒤흔드는 1급 정보가 아니라 단지 카마이클이 관여한 CIA의 고통스러운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한편 식스가 사라지고 카마이클은 그 USB를 회수하기 위해 전설적인 용병이자 소시오패스인 로이드 핸슨에게 연락합니다. 피도 눈물도 없는 이 인간은 식스를 찾기 위해 도시를 폭파하고 민간인을 죽이는 일도 서슴없이 하는 소시오패스입니다.

돈의 엄청난 액션을 보는 편안함과 씁쓸함이 영화 그레이먼은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제작비만 2억달러가 들었습니다. 제작비 면으로만 따지면 ‘대작’급에 속하는 작품입니다. 방콕, 프라하, 베를린 등 전 세계를 돌며 펼치는 다양한 액션, 그것도 입이 크게 벌어지는 멋진 액션은 정말 극장 관람을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할 정도의 멋진 액션이었습니다. 특히 프라하에서는 트램 액션을 비롯해 자동차 추격신, 총기 액션 등을 통해 이 도시를 완전히 파괴해 버립니다. 루소 형제가 연출한 이전 마블 작품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더 아날로그 형식으로 했을 것이기 때문에 도시 자체는 큰 타격이 없었겠지만 촬영 후 어떻게 뒷처리를 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초토화되는 프라하의 모습에 걱정까지 했습니다. 한동안 가입자 수도 줄면서 넷플릭스가 고전하는 모습이 역력했는데, 이 작품 하나로 다시 <오징어 게임> 때처럼 반등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숨통을 틔울 수 있는 발판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액션 이야기만으로도 이렇게 한 단락을 채울 수 있을 정도로 이 영화 ‘그레이맨’의 액션은 그야말로 일품입니다. 제작비를 알아보니 조금 쓰실 수 있는데요.
극장에서 보다 보면 사실 이 영화 ‘그레이맨’의 스토리는 베스트셀러 원작이 있다는 것을 감안해도 그리 인상적이지 않습니다. 007 시리즈가 문득 떠오르거나 그 밖의 여러 액션 영화들이 보여준 평면적인 스토리를 극복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였으니까요. 스태프들도 평면적인 각본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상당히 고심했을 텐데, 2억달러이라는 막대한 제작비로 이 고민은 사실 순식간에 해결된 것 같습니다. 루소 형제는 바로 원했던 액션 장면을 깔끔하게 연출합니다.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마블에서 갈고 닦은 액션의 감각을 이런 현실적인 액션 영화에 가져와 잘 녹인 것처럼 보입니다. 여기에 라이언 고슬링, 크리스 에반스라는 걸출한 배우들이 이현재 감독의 액션에 힘을 실어줍니다. 라이언 고슬링이라는 배우도 좋아하는데 영화 나이브 아웃에 이어 이 영화 그레이먼까지 악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내는 배우 크리스 에반스가 꽤 인상적이네요. 여기에 최근 ‘미모’ 면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배우 아나 드 아르마스가 주인공 식스와 함께 시원한 액션을 날려줄 CIA 요원 미란다로 출연하면서 중견 배우 빌리 밥 손턴이 영화의 무게를 더하고 있습니다. 배우진만으로도 충분히 넷플릭스에 접속하고 바로 플레이 버튼을 누르는 믿음이 있다는 얘기겠죠. 영화를 다 본 후 재관람을 위해 남아있는 영화관이 있는지 찾아보게 된 영화 ‘그레이맨’이었습니다. 넷플릭스가 돈을 내고 제대로 절치부심한 모습이 조금 아쉬웠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