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기다리던 넷플릭스 신상 영화 승리호 Space Sweepers
몇 년 전 한국 SF 블록버스터 영화 승리호 제작 소식을 듣고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넷플릭스에서 개봉한다고 해서 궁금했어요. 영화 승리호는 극장에서 개봉했으면 안 보러 갔을 텐데 (한국 SF영화에 당한 적이 많아서) 넷플릭스에서 개봉하자마자 감상했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는 추천 가능한 한 잘 만들었어요. 큰 기대를 안하기도 했지만 국내 SF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퀄리티가 아주 좋았습니다. 스케일도 큰편이라 티비로 보기엔 좀 아쉬워서 영화관 스크린으로 보니까 더 좋았던것 같습니다.
SF나 판타지 장르를 선호해 평소 한국 영화보다 해외 드라마나 할리우드 영화를 주로 봤는데 일단 한국에서의 가성비가 좋지 않은 (비인기 장르에 비싼 제작비로 흥행이 쉽지 않기 때문에) SF 장르에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제작하는 것 자체가 상당한 모험이었을 텐데 이를 이뤄낸 제작진과 감독의 배짱과 자신감이 느껴졌어요.
영화 승리호의 컴퓨터그래픽이나 우주를 묘사하는 모습은 할리우드 영화 못지않게 멋지고 전혀 어색하지 않았어요. 게다가 우주를 배경으로 한 추격전, 액션 장면도 풍부하고 극중 영어를 쓰는 대사가 많은 편이라 생각 없이 보면 할리우드 영화라고 해도 믿을 만했어요.
한국영화로서는 비싼 제작비를 들였지만 할리우드의 막대한 제작비와 비교하면 장르에 비해 다소 저렴한 비용으로 이런 영화를 만들어냈다는 게 대단했어요.
넷플릭스의 영화 ‘승리호’를 본 이유는 세 가지였어요.
첫 번째는 영화 호빗에 서린 역으로 유명한 영국 배우 리처드 아미티지가 출연하는 데 무슨 역할인지, 비중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고, 두 번째는 우주 쓰레기 청소부가 주인공이라는 신선함, 세 번째는 어느 정도 수준에서 만들었는지를 직접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죠.
영화 승리호의 기본 소재는 꽤 흥미로웠어요. 우주 쓰레기는 실제 이슈가 되고 있는 사회적 문제이고 우주 쓰레기를 줍는 주인공들이 등장한다는 설정은 어디서도 보지 못한 것이어서 이들이 어떻게 우주 쓰레기를 찾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 출연 배우 외에는 별다른 기본 정보도 없이 봐서 어떤 이야기가 될지 모르는 초반 스토리도 흥미로웠어요.
2092년, 지구는 방독면이 없으면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황폐해져 선택된 사람만이 갈 수 있는 우주의 UTS라는 곳이 새로운 대체 지구로 만들어졌습니다. UTS의 시민권자가 되었고, 비시민권자로 위성 도시에 살면서 지구상에서 고통 받으며 살아가는 철저한 계급 사회가 형성되었습니다.
승리호를 타고 우주 쓰레기를 주우러 가는 태호(송중기) 장 선장(김태리) 타이거 박(진성규) 옵동이(유해진)는 저마다 다른 이유로 돈을 모으려 하지만 갈수록 빚만 늘어난다. 그리고 우연히 인간형 대량살상무기 로봇 도로시를 만나게 되면서 그들은 새로운 삶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승리호의 배경은 블레이드 러너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떤 장면은 스타워즈 시리즈를 연상시키기도 해요. 세부 내용도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설정을 했기 때문에 신선함보다 익숙함을 느꼈습니다. 영화 속에서 후반부는 어떤 스토리로 전개될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점이 다소 아쉬웠어요.
시각, 기술적인 면에서는 할리우드 영화를 연상시키면서도 내용적인 면에서는 철저하게 한국적인 감성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SF 장르인데 대사만 들으면 이 영화의 장르는 휴먼 코미디입니다. 가족애를 강조하는 한국 정서에 일관되게 빠질 수 없는 개그 코드가 영화 전반을 이끌고 있습니다. 작정하고 만든 캐릭터 압동 역의 유해진 씨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해줘서 피에르 등 감초 캐릭터도 재미있어요.
압동이는 아무리 봐도 뼈대처럼 생겼는데 저만 그렇게 느꼈나요?
2092년에는 번역기를 사용하면 어느 나라의 언어로도 알 수 있게 되어 국가별 장벽이 느껴지지 않는 시대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고, 이를 적극 활용해 주연 한국 배우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등장인물이 외국인이기 때문에 좀 더 미래 같은 분위기여서 좋았습니다.
UTS의 설립자인 설리번을 연기한 리처드·아미티지는, 주요이기도 하고 출연 장면도 많았습니다. 그와 비슷한 캐릭터를 어디서 봐서 달라진 점은 없었지만 연기력은 압도적이었어요.
아마 영화 승리호는 한국 영화처럼 느껴지지 않게 설정했나 봐요. 특히 박 씨 같은 캐릭터는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볼 만한 외모였죠.
하지만 영화 승리호에는 은근히 한국적인 요소가 많아 자연스럽게 한국 홍보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꼬님 순이 압동 같은 촌스러운 이름 때문에 승리호에 붙은 태극기, 한글 공부책자, 고스톱, 계란후라이에 김치찌개 등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로시 티셔츠는 누가 봐도 알록달록 저고리!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된 것이 한국 홍보 차원에서는 훨씬 좋았는지도 모르죠.
영화 승리호의 스토리적인 허전함은 있지만 CG는 흠잡을 데 없어요. 솔직히 한국 SF영화에서 이 정도 퀄리티를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해 만족스러운 영화였어요.
승리호의 해외 평점도 적은 제작비에 비해 잘했다는 분들이 대부분이어서 이 정도 반응이면 꽤 성공한 것 같습니다. 이제 기술은 할리우드 못지않다는 것이 입증됐으니 스토리만 보강되면 한국 SF 영화의 미래는 아주 밝아집니다.
영화 승리호를 통해 한국 SF영화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았으니 이후 SF를 비롯한 비인기 장르의 국내 영화를 자주 보게 되길 바라며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를 추천합니다 어쩌면 승리호 두 편이 제작될지도 모릅니다.
영어 자막을 보면 승리호를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어요. 방귀가 영어로 궁금하다면 얼른 영어 자막으로 바꿔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