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콘즈가 아콘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인생 최대 체중을 기록했다.
살면서 한 번도 넘지 못했던 70kg 벽을 훌쩍 넘었고 75kg도 넘어서인지 생애 처음으로 따뜻해 보였다.
그렇게 아콘즈가 태어나 200일이 될 때까지 새벽마다 울어버리는 바람에
부쩍부쩍 살을 빼기 시작했는데 육아가 힘들어 살이 빠지는 줄만 알았다.
급격한 체중감소(대체로10kg)
먹긴 잘 먹는데 도대체 왜 살을 빼는 거지?
뭔가 몸이 안 좋은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할 무렵에
회사에서 1년마다 실시하는 건강검진을 받았다.
2022.06.10. 건강검진
그 결과 갑상선 기능 검사에서 약간의 문제점이 발생했다.
갑상선 자극 호르몬 수치 0.094 (정상치 0.55~4.78)
건강검진을 하면서 한번도 문제가 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이행할 수 있으니 내분비내과에서 추적검사를 해보라는 의사 소견을 봤을 때 많이 겁이 났다.
다행히 아콘맘이 갑상선 파트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서 조금 긴장하면서 물어보니
큰 문제는 아닌 것 같지만 한번 외래를 잡아 검사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해줬다.
그날로 바로 외래를 찾았지만 진료는 한달 대기…
역시 우리 병원도 초진은 어렵다고 생각했다.
외래 일시가 가까워졌을 때이기 전에 간단히 검색해봤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
갑상선에서 비정상적으로 갑상선 호르몬을 과다 분비하여 갑상선 중독 증상이 나타나는 상태
갑상선 호르몬이 정상보다 많이 분비되면 인체가 에너지를 빨리 소모해 많은 기능이 항진된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체중 감소를 초래한다.
이유없이 살을 빼는 증상을 대부분 갑상선항진증 환자가 경험하는데,
나의 경우와 너무 비슷해서 마음의 준비를 해 나갈 수 있었다.
갑상선 항진증의 증상
살을 빼는 것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증상이 생길 수도 있는데,
배변 횟수나 땀이 나는 것 외에는 특이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나마 다행이다
2022.07.18. 초외래
첫 외래에서 선생님이 건강검진 때의 수치를 보고 하신 말씀
항진증이 좀 의심스럽지만 일시적인 것일 수도 있고
사실 항진증이라고 해도 심한 것 같지는 않다.
피검사를 다시 해서 정확한 판단을 하자
갑상선항진증이 의심되면 뇌하수체 호르몬인 TSH 수치를 검사하는데,
TSH 수치가 정상적으로 나오면 일시적인 현상이므로 문제 없을 것이고,
만약 이상 수치가 나오면 항진증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약을 먹어야 할 수도 있다.
꽤 간단한 설명이었다.
별 이상이 없기를 바라며 가볍게 피를 뽑고 일주일을 기다렸다.
2022.07.25.2번째 외래
일주일을 기다린 끝에 다시 외래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환자의 진료 의자에 앉자마자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
약을 먹어야 할 것 같아요.
대충 예상은 했지만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로 들려 조금 무서웠다.
TSH 수치가 4.7 정도 나왔다. (1.75 미만이 정상)
갑상선항진증이라고 할 수 있다.
통상 1~2년 정도 약을 복용해야 하고 심한 경우가 아니라 1년 반 정도 예상하면 될 것 같다.
정기적으로 검진을 하고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결국 올해~내년까지 약을 먹어야 한다는 말
다만 수치가 나쁜 편이 아니라 메티마졸 5mg을 1일 1회 복용하는 것으로 처방해 주셨다.
아울러 메티마졸은 상당히 안전한 약이지만,
백혈구감소증, 소화불량, 피부발진, 간독성, 무과립구증 등의 약 부작용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덤
또 약을 먹고 저하증에 걸릴 수도 있고 몸에 이상이 있다고 느끼면 즉시 병원에 오라는 말까지
듣기만 해도 소름이 끼치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아콘맘에게 말했더니 당분간은 술도 절대 마시지 말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갑상선항진증의 경우 치료 방법은 다양하지만 심할수록 완치가 어려운 편이라고 한다.
따라서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적일 것
고집스럽거나 근면한 성격이 아니면 사실상의 불치병
●평생약 복용 vs 건강관리
어쨌든 건강관리가 필요한 나이가 되었음을 느꼈다.
강한 성격을 다시 한번 드러내야 할 때가 온 것일까.
약도 열심히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관리를 잘 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