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으로 소프트웨어 길은 통지한다(주)에스더블유엠: 휴대폰에서

기업이 꾸준히 성장하려면 잘나가는 아이템을 하나 발굴해 기술을 고도화하고 경쟁력을 갖춰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수명을 다한 아이템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2018년 선우모바일에서 에스더블유엠으로 사명을 바꾸고 자율주행시장의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에스더블유엠이 바로 그렇다. 휴대전화와 자동차, 전혀 문제 없어 보이는 두 분야를 소프트웨어라는 공통 분야로 성장시키고 있는 김기혁 에스더블유엠 대표를 만나 그의 과감한 도전과 용기에 대해 들어봤다.

㈜에스더블유엠이 출시한 자율주행 플랫폼 ‘암스트롱’을 장착한 자율주행자동차 2019년 12월 화성시에서 자율주행 등하교 시범 서비스를 실시했다. 국내 최초로 시민이 탄 채 실제 도로에서 자율주행을 테스트한 이날 행사에서 초등학생과 학부모는 운전자 없이 자율주행 자동차를 탔다. 익숙하지 않은 이 서비스에 아이들은 좀 더 빨리 달릴 수 없겠느냐며 기뻐했지만 동승했던 학부모들은 불안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아직 자율주행은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이런 시범서비스를 통해 생소한 자율주행이 일상으로 들어온 것도 사실이다. ㈜에스더블유엠 김기혁 대표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경험하면 그런 일상이 그리 멀지 않았음을 실감할 것”이라며 “자율주행이야말로 4차 산업혁명의 변화를 가장 빨리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에스더블유엠은 자동차 전장 소프트웨어와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 기업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자동차 분야에서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에스더블유엠이라는 이름보다는 선우모바일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할 정도로 휴대전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였다.

하지만 휴대전화 소프트웨어 개발 시장이 쇠퇴하자 회사를 이끌 차세대 분야로 자동차를 선택했고 2010년 자동차 전장 소프트웨어 개발을 시작으로 2014년부터 자율주행 개발로 영역을 넓혀갔다. 이후 2018년 사명을 성우모바일에서 에스더블유엠으로 변경해 현재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 10월 중 코스닥 상장이 끝날 예정이다.

회사가 지속 성장하려면 끊임없이 시장의 트렌드를 보며 준비해야 한다는 김 대표. 휴대전화든 자동차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엔지니어이자 시대에 맞게 변화할 수 있는 16년차 경영자인 이 사장은 앞으로 직원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에스더블유엠은 제43회 국가생산성대회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항상 시장의 트렌드를 읽고 시장의 요구에 맞는 신사업을 발굴하는 것이 대표적으로 숙제라고 말하는 김기혁 대표, 오랫동안 사용하던 사명을 바꾼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2005년 성우모바일을 창업하여 2018년까지 성우모바일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였습니다. 그 후, 회사의 주업무가 휴대 전화에서 자동차로 옮겨 오게 되어 버린 것입니다. 2010년 자동차 전장 소프트웨어 개발을 시작했고 2014년 자율주행 자동차에 관심을 갖고 관련 기술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휴대전화 사업을 접었습니다. 그래도 성우 모바일이라는 이름은 쓰고 싶었어요 오래 불러온 이름이라 편하기도 하고 애정도 깊었어요. 앞으로 코스닥 상장도 해야 하는데 회사의 비전과 맞지 않는 것 같아 에스더블유엠(SWM)으로 바꿨어요. 소프트웨어 모빌리티(Software Mobility)의 준말이기도 하고 성우모바일을 뜻하는 말이기도 합니다.중간에 사업분야를 바꾸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그 이유가 있나요?시장이 바뀐 거죠. 기업은 변화하는 시장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가 처음 성우모바일을 창업한 뒤 삼성전자 협력사로 선정됐습니다. 휴대전화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한 거죠. 그런데 2007년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피처폰 시장이 감소했습니다. 그동안 피처폰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던 저희로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2010년에 자동차 전장 소프트웨어의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휴대전화와 자동차는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처음에는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사람들이잖아요. 소프트웨어 개발은 사용하는 언어나 도구가 같습니다. 교육은 필요했지만, 같은 틀에서 움직이는 것으로 극복이 가능했습니다. 회사 이름도 바뀌고 주력분야도 바뀌었지만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는 점에서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향후도 소프트웨어 개발을 근거로 해 새로운 분야로의 확장이 가능해집니다.그런데 왜 자동차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까?2010년을 기점으로 자동차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에는 없는 내비게이션 기능과 같은 IT 기능이 탑재되기 시작한 거죠?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자동차 전장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어요. 그렇게 차 안에서 저희 일거리를 찾아갔어요 그러던 중 2014년에 자동 운전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저는 자율주행이 자동차의 미래를 변화시킨다고 봤어요. 그때부터 자율주행에 투자해서 기술개발을 시작했어요” 새로운 아이템을 찾는 게 대표님 숙제예요?저는 시장을 따라가면 죽을 것 같아요. 한발 앞서 변화를 예측하고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특히 저희와 같은 ‘불법적인’ 벤처기업은 자금이 없기 때문에 대기업처럼 시장을 이끌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위험을 안고 가야 하는데, 이때 중요한 것은 위험을 어떻게 회피할지 고민하는 것입니다. 저희도 마찬가지였어요. 2010년 자동차 전장 소프트웨어 개발을 시작하면서 시장을 선도하든지, 아니면 추월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율주행 사업은 2014년부터 시작됐죠?엔지니어 출신이라 항상 디지털 트렌드를 지켜보고 있어요. 저는 자율주행을 보면서 스마트폰을 생각했습니다. 피처폰을 사용하다가 처음 아이폰이 출시됐을 때 많은 사람들이 나는 문자메시지랑 통화만 하면 된다, 굳이 스마트폰은 필요 없다고 말했어요. 그런데 어떻게 됐나요? 불과 2년도 지나지 않아 국민의 70% 이상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게 되었습니다. 자율주행도마찬가지입니다. 처음 내가 자율주행을 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말도 안 된다고 말했어요. 어떻게 운전을 센서가 대신하느냐는 거였어요. 하지만 기술은 사람의 생각보다 두 배나 빨리 진화해요. 그렇기 때문에 자율주행은 할 수 있는 사업이었습니다.자율주행 사업을 시작한지 7년 정도 됐어요. 처음에는 자율주행 보는 시선이 좋지 않았어요.처음 자율주행을 하겠다고 했을 때는 투자를 받기도 쉽지 않았어요. 심지어 사업계획서에서 자율주행이라는 단어를 빼달라는 요구를 받기도 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2017년부터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네요. 특히 알파고의 등장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바둑만큼은 AI가 사람을 이기기 어렵다고 했지만 결국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겼잖아요. 이런 경험이 사람들에게 자율주행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한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김기혁 대표의 말을 믿을 수는 없지만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고 느꼈습니다.(웃음) 2018년에 자율주행 플랫폼 ‘암스트롱’을 발매했습니다.암스트롱은 내장형 인공지능인 NPU(Neutral Processing Unit)를 장착한 자율주행 플랫폼으로, 기존 자동차를 자율주행차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인류 최초로 달을 밟은 닐 암스트롱처럼 우리도 자율주행 시장에 첫발을 내디디겠다는 포부를 담았습니다. “우리의 도전이 남들 눈에는 서툴러 보일 수 있지만 꼭 결과를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현재 SRM의 자율주행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요?자율주행은 보통 5단계로 나뉩니다. 1단계는 아무런 장치도 없는 일반 자동차, 2단계는 차선을 밟으면 소리가 나는 정도, 3단계는 정해진 고속도로로 드나들 수 있는 수준입니다. 4단계가 되면 사람이 차에 개입하지 않은 채 A부터 B까지 움직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 5단계는 차 안에 액셀, 핸들, 브레이크가 없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는 4단계 초기에 접어든 상태입니다.아직도 자율주행을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사회적으로 문화적으로 자율주행을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요. 다만, 우리는 불안해하는 사람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자율주행이 안전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또, 교통 약자를 위한 자율주행의 연구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시연 현장에 가보니 많은 분들이 자율주행을 알고 싶어하세요. 직접 자율주행을 경험하면 많은 부분이 해소될 것입니다.우리 회사는?

전략기획실 이준민 대리 ‘자율주행’을 먼저 경험하는

이직을준비하면서제가제일먼저고려한것이회사의성장가능성이었습니다. 그때 여러 분야를 보면서 처음으로 자율주행을 접하게 되었고, ㈜에스더블유엠이라면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아니라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일을 하면서 자율주행이 무엇인지, 우리 회사의 기술이 얼마나 대단한지 하나씩 배우면서 보람과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남들보다 먼저 자율주행을 접하게 된 거죠. 요즘 제가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업무를 맡아서 직원들이 상장 얘기를 많이 들어요. 그만큼 직원들의 기대가 큽니다. 대표님이 늘 말씀하셨던 ‘전세기 타고 떠나는 여행’도 멀지 않은 것 같아요.문하정희 기자의 사진 김성헌 기자 “저작자의 사전 동의 없이는 글과 사진, 그림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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