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전공 대학생들이 프로그램 자격, 즉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 같은 프로그램 자격을 준비한다는 것이다. 취업을 위한 것이라니 회사가 그걸 요구하는 것 같아. 없는 것보다는 나을지 몰라도 방학을 다 바치면서까지 해야 할지 모르겠다. 포트폴리오나 인터뷰에서 능력 평가가 어렵겠지만 디자인 실력을 자격으로 평가하는 것 같아 아쉽다. 창의력이나 콜라보레이션 능력을 보장해줄 자격은 없을까?
하긴 대학에서 교수회의도 회의록 제출로도 모자라 실제로 갔는지를 사진을 찍어 제출해야 한다. 점심 도시락을 시키면 그것도 사진을 찍어서 제출한다. 졸업생인 조교가 내미는 카메라에 얼굴을 내밀고 도장을 찍어야 한다. 참으로 굴욕적이다. 이것은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아파서 병원에 다녀와도, 할머니가 돌아가셔도 증명서가 필요하다. 대학에서 교수도 믿을 수 없고 학생도 믿을 수 없다. 갈수록 제출해야 할 영수증과 사진인증, 인증서만 많아진다.비대면 수업을 잘하고 있는지는 매주 줌 수업 화면을 캡처해 제출하고 대면 수업은 어떤지 상의해보려 하자 과대가 수요조사 투표 결과표를 카카오톡으로 툭 보내왔다. 빠르고 간결하며 확실하다. 원하는지 아닌지, 왜인지, 어떤 사연이 있는지, 불편함이 무엇인지. 같은 대화는 필요 없을 것 같아.
학생들도 설령 출결 표시가 틀려도 듣지 않는다. 인트라넷으로 이의제기를 할 뿐이다. 매일 들어가봐야지 바로 카톡 온다. “이의신청 확인해주세요” 딱히 틀린 건 없는데 뭔가 좀 미묘하다. 대학의 충분한 대화나 토론이 있어야 그 자리에 동사무소처럼 각종 증명서만 남발하고 증거물을 내놓지 않으면 아무도 서로 믿지 않는다. 신뢰를 보장하는 증명서는 어디서 따야 할까. 우리는 모두 암묵적인 거짓말쟁이가 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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